열린우리-민노당 ‘국보법 2인3각’ 이상기류

  • 입력 2004년 12월 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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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사안별 ‘제휴’ 전선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양당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와 관련해 민노당이 열린우리당의 관철 의지를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이 경찰의 권영길(權永吉) 의원 지역구 사무실 난입과 관련하여 5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사과를 받아들인 배경엔 국보법 폐지안 처리를 위해 여당과 협력해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로 6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변칙 상정하려 하자 민노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양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해 “(국보법 폐지안이) 상정됐음을 선포합니다”라고 외치는 등 여당을 적극 도왔다.

그러나 7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보법 폐지안을 연내에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민노당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민노당 김혜경(金惠敬) 대표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대야합을 하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열린우리당은 8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을 재상정하려 했지만 민노당은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 민노당 천영세(千永世) 의원단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에 대해 “국보법 처리를 유보하는 대가로 기금관리기본법 등 민생 악법을 처리하려는 야합 국회를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노당의 태도가 바뀐 데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누적된 불신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양당은 17대 총선 때 진보 성향의 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서로에 대한 감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국보법 폐지 등을 제외하곤 별 공통점이 없다. 여당이 언제든 ‘너 이제 필요없다’고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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