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의원 가계 두고 여야 ‘친족’ 논란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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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친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선 같은 어머니에게서 난 자식이라도 아버지가 다르면 남남이란 주장이고 다른 쪽에선 형제가 맞는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이런 논란의 배경에는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의 복잡한 ‘가계(家系)가 있다.

발단은 20일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대대표의 발언.

천 대표는 “김 의원 할아버지와 김학규 장군이 아버지가 다르고 어머니가 같은 형제라는 것인데 어쨌다는 것이냐. (김학규 장군이)할아버지의 동생이라고 한 것이 우리사회에서 뭐가 그렇게 잘못이라는 것인지, 어떤 신문들이 전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보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하루 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이 반격을 가했다.

이 부대변인은 ‘김희선 의원,정무위원장 사회봉 놓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 말미에 “감나무에서는 감이,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열리는 법인데 같은 땅에서 자란 나무들이라고 해서 감나무에서 열린 과실을 사과라고 우기면 믿겠는가?”라고 천 대표를 향해 질문을 던진 것.

이에 답이라도 하듯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의 할아버지와 독립운동을 한 김학규 장군은 엄연히 어머니가 같은 형제”라며 “어머니가 같아도 아버지가 다르면 형제가 아니란 말인가?”라고 천 대표와 같은 주장을 폈다.

김 대변인은 “(김 의원 할아버지와 김학규 장군이 남남이라는) 터무니없는 족보해석은 모계혈통을 부정하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억지 주장이며, 양성평등에도 위배되는 낡은 시대의 유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친족범위의 부모계(父母係) 평등과 친권의 실질적인 부모공동행사가 가족법에 이미 명시되어 있고, 여야 합의에 의한 호주제 폐지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아버지 중심의 친자 타령이야말로 구시대 잣대로 진실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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