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요즘 왜이러나]3급 외교관, 술자리서 여기자 성추행

  • 입력 2004년 7월 8일 2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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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의 심의관급(3급) 외교관이 일본 언론사의 서울지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 통신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8일 밝혀졌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를 찾아온 이 언론사 서울지국장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날밤 Y외무관(46)을 직위해제하고, 곧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Y외무관은 2일 평소 알고 지내던 A통신원(27·여)과 단둘이 만나 서울 강남의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A씨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A씨는 이에 항의하며 자리를 뜬 뒤 상사인 서울지국장에게 이 같은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이 언론사는 외교부를 상대로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청와대는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뒤 국정상황실과 민정수석실을 통해 진상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Y외무관은 외교부 본부의 과장을 지낸 엘리트 외교관으로, A씨와는 북한 핵문제 등에 관한 취재에 응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Y외무관은 외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 술에 만취해 정신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Y외무관의 행위가 공무원의 체면과 위신을 손상시켰다고 판단, 일단 직위해제한 뒤 징계절차를 밟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선일씨 피살사건에서 미숙한 초기대응 때문에 궁지에 몰린 외교부로서 이번 일에 대해 아무런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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