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 “몰상식한 대통령에게 무슨 예의냐” 발언 두고 네티즌 논쟁

  • 입력 2004년 6월 8일 14시 00분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7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퇴장할 때 의자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도중 큰 소리로 웃는가 하면“몰상식한 대통령에게 무슨 예의냐”고 노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런 박 의원의 언행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뜨거운 곳은 박 의원의 홈페이지(www.kedong.or.kr) 자유게시판.

7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올라온 게시판 글이 무려 5000개를 넘었다.

8일 오후에는 접속자가 폭주해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소신과 박력…역시 박계동이야”(응원꾼) 같은 격려도 있지만 박 의원을 질타하는 글이 훨씬 더 많다.

“또 한 사람의 배반에 가슴이 아픔니다”(한마디)

“노 대통령과 꽤 인연이 있던 사인데 남이 땅을 사니 배아프다는 식의 언행으로 밖에 안 보이네요”(아이엄마)

“텔레비전에서 님을 보면서 참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아, 저 사람은 무언가 다르겠구나…. 오늘 님의 태도를 보면서 제가 가졌던 생각이 환상이란 걸 알았습니다. 님은 그저 다시 한번 권력을 갖기 위해서 쇼를 한 것 뿐이었군요. 정말 실망스럽습니다”(예의범절)

논란이 된 박 의원의 언행은 7일 노 대통령이 17대 국회 개원 축하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게 발단이 됐다.

노 대통령이 입장하자 거의 대부분의 국회의원과 국무위원들은 기립박수의 예의를 갖췄다.하지만 박 의원은 정형근·안택수·이해봉 의원 등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박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던 날‘이제는 경제’라고 주문했는데 저에게는 지난 1년 내내 경제였다”고 말하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박 의원은 노 대통령의 연설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묻는 질문에 “사전에 연설문을 보고 실망했다”며“(대통령이) 예의가 있어야 (나도)예의를 차리지 몰상식한 대통령에게 무슨 예의냐”고 대답했다.

또 “남의 집 잔치(17대 국회 개원)에 온 대통령의 연설내용이 국회에 대한 질책과 박근혜 대표에 대한 비난, 경제적 협박 등으로 대통령으로서 치사할 내용이 아니었다”며 “시장이나 현장을 돌아다닌다고 경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든가, 5·16 쿠데타를 얘기한 것은 박 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발언이다”는 말도 했다.

박 의원의 이번 언행이 네티즌들로부토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노 대통령과 박 의원의 인연 때문.

1995년 ‘노태우 비자금’ 계좌를 폭로해 정치개혁의 물꼬를 틀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박 의원은 15대 총선 직전 김대중 총재가 국민회의를 창단할 때 노 대통령 등과 함께 ‘꼬마 민주당’을 지키다 낙선했다. 1997년에는 ‘국민통합추진위(통추)’ 멤버로 동고동락하던 노 대통령, 김원웅 의원등과 함께 ‘하로동선’이라는 생고기집을 열어 운영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합류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간 노 대통령과 갈라섰고 8년만에 국회로 돌아와 노 대통령의 ‘저격수’로 변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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