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쓰는 국회’…17대 開院경비 15억8600만원

  • 입력 2004년 5월 10일 18시 22분


17대 국회의 개원(開院) 경비 중 상당액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본보가 10일 단독 입수한 국회의 ‘2004년 세입 세출 예산 각목 명세서’에 따르면 개원 준비를 위해 쓰이는 경비는 총 15억86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299개 전체의 도장 및 도배 공사와 장애인 시설 비용 7억500만원과 카펫 교체 비용 4억원 등 13억원이 시설비에 충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장 공관의 도배 도장 바닥공사와 커튼 교체에만 1억2000만원의 시설비가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7대 국회 개원 비용은 16대와 비교해서도 총액이 3억2542만원(25.9%) 늘었다. 이 가운데 도장 도배 공사와 커튼 교체 등 시설비 증가분은 2억8026만원(27.5%)에 이른다.

의원 보좌관 K씨는 “솔직히 도장 도배 공사가 전혀 필요 없는데도 4년마다 무조건 공사를 하고 있다”며 “전체 의원실에 대한 공사는 누가 봐도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측은 “도장 도배 공사는 국회 개원에 맞춰 4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했으며 카펫은 15년 만에 처음 바꾸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세대 김기정(金基正·정치외교학) 교수는 “국회가 자기가 쓸 예산을 스스로 편성하고 있는 만큼 다른 어느 기관보다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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