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한나라 싹수 노랗다… 자폭 권하고 싶어”

  •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52분


“절망스럽고 비관스럽고 우울하다.”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인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가 최근 공천심사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씨는 28일 기자들을 만나 “한나라당의 현실은 너무 절망스럽다. 한마디로 싹수가 노란색이다”라며 “이렇게 서서히 가라앉느니 차라리 장렬하게 자폭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한나라당이 처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씨는 한나라당을 뭔가 새롭게 바꿔 보겠다는 ‘소망’에 심사위원직을 받아들였지만 직접 경험한 한나라당은 실망 그 자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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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부인사로서의 한계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지역의 경우 우수한 신인이 신청했지만 현역 의원을 함부로 할 수 없어 공천심사과정에서 그 신인을 결국 다른 지역으로 돌리기로 했다”며 “외부인사들이 설득만 당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는 또 “외부인사로서 정보가 부족하고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런 식이라면) 솔직히 내년 총선에서 100석도 어려울 것 같다”며 “한나라당이 85석을 차지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150석 정도를 가져간다면 한나라당은 5년 뒤 지금의 자민련처럼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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