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崔대표-공천위원장 술자리 속셈 드러나”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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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감사 자료 유출파문으로 촉발된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대구 중구) 의원이 14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수도권과 호남지역 원외지구당위원장들도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이날 대구 중구 지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무감사자료 유출 파문에 대한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미온적 대처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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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당 일각에서 ‘이회창 사람’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회창 전 총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했던 의원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가 이번 공천 심사과정을 통해 당내 ‘이회창 색깔 지우기’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전날(13일) 국회에서 백 의원을 만나 탈당을 만류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선 백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가 통폐합될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탈당이란 자구책을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권에서의 첫 탈당은 그 자체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 대표가 12일 김문수(金文洙) 공천심사위원장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앞으로 앞으로…”란 군가 ‘전우여 잘 자라’를 부른 것도 당 인사들을 자극했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대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는 이날 측근들에게 “최 대표가 독립기구인 공천심사위원장을 비서실장 부리듯이 술자리에 합석시킨 것이나, 공천 대상자와 합석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사당화(私黨化) 음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준상(柳晙相) 서울광진을지구당위원장도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무감사 자료 유출 파동으로 다수의 지구당위원장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란 노래를 불렀다는 보도를 보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 대표는 15일 서 전 대표, 김덕룡(金德龍) 의원과 함께 조찬 모임을 갖고 공천 갈등 수습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의견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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