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이트 접촉 네티즌 "처벌한다" 보도는 사실과 달라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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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이 북한의 인터넷사이트를 들락거리며 글을 올리거나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언론은 13일 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가 조선복권합영회사가 운영하는 주패사이트(www.jupae.com)에 회원으로 가입해 관리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도박을 벌인 국내 네티즌들에 대해 해외도박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그동안 ‘허가 없이 북한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글을 남기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접촉을 막아 논란을 일으켜 온데다가, 이날 언론보도까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처벌여부를 놓고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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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세헌 부장검사는 13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 공안부에서는 도박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 사이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게시판에 글을 남긴 것과 관련해 “단순히 북측 관리자와 비정치적인 내용의 질문 답변을 주고받았다면 이용자들을 수사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 역시 “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혐의자가 너무 많고 다른 북한 사이트에 접촉한 네티즌까지 처벌해야 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어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 도박문제에 관해서는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3일 인터넷 도박을 한 혐의(상습 도박)로 배모(44)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2002년 9월13일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1개월간 1800만원을 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복권합영회사는 남한의 인터넷업체인 훈넷과 북한 조선장생무역총회사가 지난해 합작 설립했으며 주패사이트를 만들어 카지노와 복권, 바둑게임 등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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