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北, 美에 영변核시설 시찰 허용”

  • 입력 2004년 1월 2일 18시 18분


코멘트
북한이 다음 주 방북하는 미국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미국 USA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미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2002년 12월 3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단을 추방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핵시설을 시찰하는 첫 사례가 된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커트 웰던 미 하원의원 등 의회 대표단의 방북을 막았지만 이번 대표단의 방북은 승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관련기사▼
- 美 "방북대표단, 美공식대표 아니다"
- 北-美 ‘核대결’ 해빙 신호인가

대표단에는 핵 전문가인 시그 헤커 박사를 비롯해 스탠퍼드대 중국 전문가와 상원 외교정책 보좌관 2명, 북한과 협상 경험이 있는 전 국무부 당국자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 의회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USA 투데이는 미국 대표단의 말을 인용해 대표단의 일원인 헤커 박사가 6∼10일 북한을 방문할 때 영변 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북한에 6만t의 식량 제공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대표단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북핵 협상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김정일(金正日) 정권이 앞으로의 회담에서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미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장을 지낸 헤커 박사를 영변으로 초청함으로써 핵무기 보유 사실을 증명해 보이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이 3월 말까지 핵개발 포기 선언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과 대량살상무기 확산저지구상(PSI)의 전면 발동 등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미국의 강경대응이 대북(對北) 무력행사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한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핵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존 볼턴 미 국무부 차관은 최근 워싱턴의 비공개 모임에서 이런 방침을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