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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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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통과한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인 데다 이날이 공교롭게도 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날과 겹친다는 점에서 ‘의도적 물 타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SBS에서 창사기념 인터뷰를 하자고 오래 전부터 요청해와 성사된 것으로 안다”며 “이날이 민주당 전당대회 날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지만 야당은 일제히 노 대통령의 일방적인 홍보 마당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좌담에서 새 정부 출범 9개월을 맞아 △각종 개혁정책의 추진 현황 △사회갈등 현안에 대한 해법 △정치개혁 및 국정현안에 대한 견해 등을 주제로 오후 9시20분부터 100분 동안 패널들과 토론을 할 예정이다. 패널로는 염재호(廉載鎬) 고려대 교수, 이주향(李柱香) 수원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SBS 하남신(河南臣) 정치부장은 “창사기념일(14일)을 시점으로 청와대에 토론회를 제의했다”며 “청와대측에서 19일 최종적으로 수락 의사를 밝혀와 좌담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진(朴振) 한나라당 대변인은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을 거부해 민의를 짓밟고 농락하자마자 귀중한 공중파를 이용해 궤변을 늘어놓아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노 대통령은 공공연히 갈등을 유발하지 말고 방송출연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28일은 정통민주세력인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날인데, 친정집 잔칫날에 축하는 못할망정 재를 뿌리고 방해할 수 있느냐. 노 대통령은 민주당을 두 번 배신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또 “패널 중 친노 성향의 인사들이 있어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5월 1일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해 국정현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으며 9월 6일에는 취임 6개월을 맞아 KBS1 TV 심야토론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KBS측과의 토론 주제와 형식에 대한 이견으로 불발된 바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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