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신행정수도건설특위 구성안’ 부결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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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4당 총무 합의로 제출된 '신행정수도건설 특위 구성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으나 한나라당,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4당 총무가 합의한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려 했으나 건설교통위원회 한나라당 김광원(金光元) 의원이 "건교위에서 심의해야 한다"며 반대 토론을 편 결과, 출석 의원 179명 중 84명 찬성, 70명 반대, 25명 기권으로 과반수인 90명에 6표가 미달해 결국 부결됐다.

이날 표결에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지역구가 있는 의원들이 주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자체의 국회 통과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표결 직후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원내총무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충청권 민심을 거스르지 않도록 법안을 일부 조정해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와 우리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 있는 당의 총무와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일부 충청권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및 자민련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거칠게 항의해 박 의장이 일부 의원들의 퇴장을 지시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맞섰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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