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북한은 惡”…外信 “2차 6자회담 앞두고 北자극”

  • 입력 2003년 11월 19일 0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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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18일 “북한은 주민이 기아에 허덕이는데도 무기에만 돈을 쓰는 ‘악(evil)’”이라고 언급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서 행한 연설에서 “억압받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아이들이 야위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무)껍질을 먹고 있는데 사악한 (북한)정권은 무기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 사무실에는 한국의 화려한 야경과 평양의 ‘하나의 작은 불빛’이 극적으로 대조를 이루는 위성사진이 놓여 있다”며 “그것은 폭정과 자유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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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 외신들은 “제2차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묘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연상시키는 이 표현이 북한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 “차기 6자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1차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였던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현재 2차 회담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일본 중국 한국을 방문 중이다.

1차 6자회담을 앞둔 7월 말에도 존 볼턴 미 국무부 차관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북한 주민의 생활을 지옥 같은 악몽으로 만든 포악한 독재자”라고 표현, 북한이 반발하는 바람에 회담 개최가 무산될 위기를 겪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남침에 대해 한국을 방어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핵무기(nuclear arms)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전술핵무기들을 1990년대 초에 철수하면서 ‘한국에 대한 핵위협에 대해 미사일 장착 잠수함을 통한 핵전력(nuclear forces)을 사용해 반격할 것’이라고 약속한 적이 있지만 “그 약속을 공공연히 다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며 이는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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