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노대통령에 "미국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4시 33분


코멘트
제11차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 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제11차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 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미국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 "무척 감사하다"면서 노 대통령을 이렇게 불렀다. 인사말 말미에는 노 대통령이 "나의 긴밀한 친구"라고 극찬했고, "노 대통령과 아침식사를 하게 돼 영광이다"라는 말도 했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으로 국내 입지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노 대통령이 추가 파병이라는 결단을 내린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이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부시 대통령의 경우 호칭을 통해 외국 지도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이날의 '친구' 호칭은 노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대접이 상당히 달라졌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5월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부시 대통령은 '대화하기 편안한 상대(An easy man to talk to)'라고 불렀다. 당시 미국측 통역은 처음에 '얘기하기 쉬운 상대'라고 통역하는 바람에 '만만한 상대'라는 느낌을 줘 논란이 일자 우리 측은 곧바로 '대화하기 편안한 상대'라고 공식 번역문을 내는 해프닝이 빚어졌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3월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 때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이 사람(this man)'이라고 지칭해 우리 국가원수에 대한 비하 발언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한미정상회담 때는 김 대통령에게 줄곧 '대통령(President)'이란 호칭을 썼다.

방콕=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