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청와대와 본격적으로 코드 맞추나”

  • 입력 2003년 10월 9일 20시 08분


정치권은 KBS PD협회의 동아 조선일보 취재 거부 파문에 대해 대체로 “송두율씨 ‘미화’ 프로그램으로 KBS가 국민적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KBS측의 공식 의견이 아닌 만큼 좀 더 두고 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KBS 이종수(李鍾秀) 이사장이 독일까지 가서 송씨의 입국을 권유하는 등 KBS가 송씨와 관련해 보여준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KBS가 언론의 자유와 언론사 상호간의 절도 있는 비판을 존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당직자는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PD들이 특정 언론의 취재를 거부한다는 것을 듣고 청와대측의 ‘동아일보 취재 거부 파문’이 떠올랐다”며 “본격적으로 청와대와 ‘코드’를 맞추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신당 주비위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KBS 내부에서 PD협회의 의견을 놓고 논의하지 않겠느냐. 공식 의견이 아닌 만큼 문제를 삼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송씨 미화 프로그램과 관련해 KBS를 강하게 비판해 온 한나라당은 “시청자에 대한 우롱” “적반하장”이라며 PD협회의 취재 거부 조치를 비판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10일 KBS에 대한 추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시청료 납부 거부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도 “KBS가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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