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北, 올 여름 변동환율제 도입”

  • 입력 2003년 10월 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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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올여름 달러화에 대한 자국통화(원화) 가치를 암시장 시세에 맞춰 큰 폭으로 절하하면서 환율을 시세 변동에 따라 정하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외화벌이 기업에 대한 독립채산제를 확대해 각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외화 이익의 폭을 현재의 20%에서 40%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올여름부터 북한 당국이 공인하는 환전소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시세인 달러당 900원 전후를 원화 환율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7월 물가와 임금을 대폭 올리는 ‘7·1 경제개선관리조치’를 실시할 때 도입한 공정환율인 달러당 150원에 비해 원화 가치가 6분의 1로 떨어진 것. 북한은 당시 달러당 2.1원이었던 공정환율을 암시장 시세를 반영해 150원까지 올렸지만 그 후로도 달러가 암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자 변동환율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원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암시장 환율이 계속 상승해 일반인이 보유한 달러화가 암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에는 모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는 것.

또 평양시내 각 구역(서울의 구에 해당)에는 ‘협동거래소’라는 이름의 외화환전소가 새로 설치됐으며 조선중앙은행 직원이 환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과 같은 큰 폭의 평가절하는 물가상승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원화 평가절하를 경제개혁의 계기로 삼으려는 북한의 의도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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