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경제환경 냉혹… 勞협조 필요”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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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노동단체 간부들을 만나 건전하고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존중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6일 한국노총의 이남순(李南淳) 위원장과 김성태(金聖泰) 사무총장 등 지도부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이 노동계 인사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당선자 시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사용자 쪽으로 기울었다는 노동계의 오해를 씻고 경제 살리기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배제와 투쟁의 노사관계가 이제는 대화와 타협으로 바뀌어야 하며 정부도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는 대화하는 쪽이 입지도 강화되고 성과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노동계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게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기본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면서 “단지 경제환경이 냉혹하다는 점을 고려해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노사정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토론과 합의를 존중해 합의사항은 정부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노동계와 자주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권재철(權在鐵) 청와대 노동개혁태스크포스팀장은 “아직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노총과의 간담회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순 위원장 등 한국노총 참석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 등 주5일근무제의 후속조치에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노동계의 불법행위뿐 아니라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노사정위원회 위상 강화, 전력산업 구조개편, 체신근로자 근로조건 개선, 국민연금제도 개선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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