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핵재처리시설 가동 중단?

  • 입력 2003년 9월 13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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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평북 영변 핵재처리 시설의 가동을 최근 중단(halt)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요 외신들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도 통신은 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가 9일 상원 외교소위 비공개 청문회에서 미 첩보위성들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재처리 작업의 부산물인 수증기가 나오는 것을 포착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영변 핵시설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고 미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12일 미 당국자를 인용해 "최근 영변에서 핵재처리 작업의 부산물인 크립톤 가스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관리들은 북한이 실제로 핵재처리를 중단한 것인지, 아니면 핵재처리를 완료해 핵무기 개발 단계로 들어간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관리들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보내 북미 협상을 재개하려는 의도이거나 △기술적 결함으로 불가피하게 가동이 중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감시를 피해 영변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핵재처리를 계속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관리들은 최근 영변에서 배출되는 것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크립톤 가스 배출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LA 타임스는 11일 미 정부 관리를 인용, "미국 정부는 영변 핵시설에서 활동이 줄었다고 해서 북한의 의도가 변화한 징후로 해석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들은 매우 쉽게 핵시설을 가동했다가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행정부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성과를 내세우려 할 수 있다며 정보의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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