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에 구멍 뚫렸었다

  • 입력 2003년 6월 11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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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대통령 전용차에 폭탄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근접 경호를 꺼리는 바람에 청와대 경내에서 대통령 경호에 구멍이 뚫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1일 "한 달 전쯤 대통령이 외부행사에 참석했다가 승용차를 타고 청와대 경내로 들어오던 중 창문을 내리고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었는데, 갑자기 한 할머니가 둘둘 말은 수건을 차 안으로 집어던져 차안으로 곧바로 '골인'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수건 안에 폭탄이라도 들어있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며 "이 사건은 대통령 경호에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경호실측은 "대통령이 퇴근하던 길에 차를 멈추게 하고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던 중 79세 한 노인이 아들이 억울한 일로 고생하고 있다는 진정서를 담은 편지를 흔들자 가까이 오게 해서 직접 받았을 뿐 수건을 던진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대통령이 경내에 있는 치과를 가던 중이었으며 차가 서행하자 할머니가 이를 전달하기 위해 편지를 비닐봉투에 넣어 대통령에게 던지자 대통령이 받은 것"이라며 "편지내용은 애국가 가사가 이상하다며 바꿔달라는 내용이었다"며 경호실 측과 엇갈린 해명을 했다.

당시 경호실은 발칵 뒤집혔으나 정작 노 대통령은 "그럴 수 있지, 뭐.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실은 이후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 입구에 설치돼 있는 관람객 통로에 비상 검색대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소지품을 철저히 검색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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