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보의 눈물' 北계좌등 일부언론 추측보도에 곤혹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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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특검보
김종훈 특검보
16일 오전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특검 수사 브리핑 현장.

“이번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자. 일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연결된 게 아니지 않은가. 갈라진…. 또 다른 상대인 북이 있지 않나….”

수사팀의 대변인 역할까지 겸임해온 김종훈(金宗勳) 특검보는 갑자기 목이 메어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언론의 앞서가는 보도가 가져올 국가적 불이익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설명하던 도중이었다.

그의 이 같은 모습에는 최근 언론보도가 “돈이 입금된 계좌는 북한 노동당 ○○호실” 등 남북관계상 민감한 문제에까지 이르는 데 대한 특검팀의 곤혹스러움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었다. 그동안 수사가 남북관계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특검팀은 이날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국익을 고려해 보도에 더욱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검팀은 그동안의 수사를 통해 “대북송금은 남북정상회담 대가”라는 내부적인 잠정결론에 도달할 정도로 수사에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임동원(林東源)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핵심인사 소환 조사가 남아있는 상태다. 따라서 앞서간 언론보도가 이들에게 “특검팀이 선입관을 가지고 수사한다”며 수사 회피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그러나 특검팀 관계자는 “그들에게도 유일한 돌파구는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등 수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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