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美군사력 北核해결에 도움"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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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북한 지도자들이 미국의 군사능력에 대해 갖는 두려움이 커졌으며 그 같은 공포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미국 공영 PBS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진행자인 짐 레러가 ‘미국의 군사능력에 대한 북한의 두려움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방해가 될 가능성 보다)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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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무기를 한국에 대해 사용할 것으로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현재 북한은 이 문제를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얻기 위한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만약 협상이 잘 안 되면 핵무기를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며, 만약 그들의 체제가 위협받는다고 느낀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는 특별기 안에서 가진 수행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핵문제를 원칙적으로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더라도 (북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무조건 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교류 협력을 북핵문제의 전개상황에 따라 추진키로 한 것은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의) 방미 중에도 북한이 남북한 비핵화선언의 효력 상실을 주장하는 등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과정에서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가진 교민 간담회에서 “촛불시위는 반미가 아니다. 그것을 바로 반미로 단정 짓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낡은 시대에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할 말은 하되, 성조기를 불태워서는 안 되고, 국가원수를 모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제프 클라크 휴렛팩커드 부회장, 제임스 자렛 인텔 부회장, 리처드 저스티스 시스코시스템스 수석부회장, 존 루빈슈타인 애플컴퓨터 수석부회장, 매기 월더로터 마이크로소프트 수석부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설립자 등 미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기업 경영인 1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대한투자확대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17일 오전 실리콘 밸리의 인텔사를 방문해 아시아 생산기지를 한국에 설립해줄 것을 요청한 뒤 이날 오후 6박7일간의 방미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샌프란시스코=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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