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출마' 한나라 당권경쟁 파란

  • 입력 2003년 5월 1일 18시 47분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밝힌 김덕룡 최병렬 강재섭 서청원 의원(왼쪽부터)이 1일 충남 논산-금산 지구당 개편대회에 나란히 참석, 당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논산=연합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밝힌 김덕룡 최병렬 강재섭 서청원 의원(왼쪽부터)이 1일 충남 논산-금산 지구당 개편대회에 나란히 참석, 당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논산=연합
6월 중순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의 경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지난달 30일 불출마 약속을 번복하고 대표 출마 결심을 밝힘에 따라 당권 경쟁에 파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서 대표를 비롯한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빅4’ 당권 주자들은 1일 충남 논산-금산 지구당 임시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뜨거운 구애(求愛) 경쟁을 펼쳤다.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서 대표가 처음 공개행사에 나선 만큼 각 주자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이들은 이날 대외행사임을 의식해 상대방에 대한 ‘인신 공격’을 자제하며 자신이 대표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가장 먼저 등단한 서 대표는 국가정보원 인사 논란과 관련,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중심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있다”며 ‘강한 야당론’을 피력했다.

이어 최병렬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과 통합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강한 주자론’을 주장했다.

김덕룡 의원은 “한나라당은 ‘위대한 변신’을 통해 수구와 냉전세력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씻어야 한다”고 ‘개혁 주자론’을 강조했다.

당권 주자 중 가장 나중에 나선 강재섭 의원은 “이벤트성 개혁으로 요란한 현 정권에 맞서기 위해 젊은 리더십으로 당이 거듭나야 한다”며 ‘젊은 주자론’을 내세웠다.

이날 당권 주자들이 상대방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지만 물밑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출마를 강행한 서 대표를 견제하려는 다른 주자 진영의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 의원 진영의 반발이 거센 편이다. 강 의원은 기자에게 “서 대표는 제일 먼저 자숙해야 할 분인데 오히려 경선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측근은 “서 대표는 당을 무법정당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대표를 유지하며 대행을 두는 기형적 정당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서 대표가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고, 김 의원도 “불출마 선언은 스스로 한 약속이다”며 “정치인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다른 후발주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아름답지 못한 결정이다. 노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재오(李在五) 의원도 “오히려 자기가 책임을 진다고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다”고 강조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