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만 국정원기조실장 임명강행

  • 입력 2003년 4월 30일 18시 27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 임명에 이어 3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부적합’ 의견을 낸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를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한나라당이 “국회를 무시한 오기 인사”라고 강력 반발해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 교수를 임명하면서 “자질과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면 국회의 의견을 심각하게 고려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분열주의적 이념공세를 받아들인다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갈 수가 없고,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이 전했다.

▼관련기사▼

-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 "기강확립 우선"
- 한나라 "오기人事…막 가자는건가"
- 민주당 엇갈린 반응 "美불신커져 정보교류 불가능"
- 임명 왜 강행했나…盧 "서씨 1순위 추천 잘했다"
- 서동만씨는…부시정부 對北정책 줄곧 비판
- 국정원 후속인사…염돈재-박정삼-김보현씨

이에 한나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국정원을 폐지하고 해외정보처로 축소 개편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고 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은 1, 2일 중 국회에 낼 것이며 장외투쟁 등 다른 투쟁방법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노 대통령은 즉각 고 원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국회를 모독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에서 “노 대통령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뜻을 무시하고 고 원장에 이어 서 교수를 기조실장에 임명하고 김보현(金保鉉)씨를 3차장에 유임시킨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뜻있는 의원들을 포함한 원내외 양심세력과 연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세력과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문도 채택했다.

한나라당은 결의문에서 국정원에 대한 예산통제와 함께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빅4’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가부(可否)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등 구체적인 행동 방침도 밝혔다.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보좌관은 “한나라당은 서 교수가 과격하고 친북적이라고 얘기하지만 우리가 볼 때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며, 안보 및 북한 분야의 전문가로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국정원 1차장(해외 담당)에 염돈재(廉燉載)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을, 2차장(국내 담당)에는 박정삼(朴丁三) 굿데이신문 대표를 각각 임명하고 3차장(대북 담당)에는 김보현 현 차장을 유임시켰다. 정 보좌관은 “염 차장은 해외정보 전문가로 업무추진력이 우수하고 화합을 중시하는 원만한 성품이며, 박 차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상황 판단력과 조직관리능력을 갖춘 점을 높이 샀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