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美 戰力 증강…폭격기 24대 괌 배치

  • 입력 2003년 3월 5일 18시 47분


코멘트
미국은 북한과 가까이 있는 미군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prudent measure)’의 일환으로 서태평양 지역에 병력을 증파하도록 명령했다고 미 국방부 대변인이 4일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 명령이 2일 발생한 북한 전투기들의 미 정찰기 위협사건 이전에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번 사건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은 (이라크) 밖의 다른 곳에서 예상되는 군사행동에도 대비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서태평양에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4>과학적으로 본 北핵개발 능력

이와 관련해 미 언론들은 본토 기지에 배치돼 있던 B-1, B-52 폭격기 12대씩 모두 24대가 괌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투기가 정찰기를 호위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은 정찰 비행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일본 공명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이 미사일을 다시 발사할 때 미군 정찰기에 포착되는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북한 전투기들의 미군 정찰기에 대한 위협 비행을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이에 공식 항의할 방침임을 거듭 확인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항의할 것인지, 그리고 가장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한국 및 기타 우방들과 긴밀히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가 여전히 외교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국제적 고립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미국 지역신문들과의 회견에서 “북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은 모든 선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는 기존 정책을 다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