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인사보좌관 내정자 "촌닭이 갑자기 불려온 느낌"

  • 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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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통령인사보좌관에 내정된 정찬용(鄭燦龍) 광주YMCA 사무총장은 광주지역 시민운동단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울대 졸업 직후인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옥고를 치른 그는 출소 직후 대안학교인 경남 거창고 전영창 교장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고 17년동안 거창에서 활동했다. 그후 93년 고향인 광주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활동 무대를 광주로 옮겨 대안학교인 한빛고등학교 설립과 시민단체연대 구성에 나서는 등 10년동안 지역사회에서 주도적 활동을 해왔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주도해 지명수배됐던 윤한봉(尹漢琫)씨의 미국 밀항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00년 4·13 총선 때는 광주지역에서 낙천 낙선운동을 주도했고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4·13 총선 때 부산에서 낙선한 뒤 ‘바보 노무현’이라는 첫 강연회를 광주 YMCA에서 가진 것을 계기로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다.

정 내정자는 “(지난달 28일) 광주지역 국정토론회 때 노 당선자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6일 새벽에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앞으로 부산 출신인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 내정자와 함께 새 정부의 정무직 인선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영호남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인사 추천 기능(인사보좌관)과 인사 검증 기능(민정수석)이 분리됨으로써 두 사람은 상호견제 및 보완적인 관계를 맺게 될 전망. 그런 탓인지 이날 내정 발표 직후 문 내정자는 인사차 찾아온 정 내정자에게 “앞으로 친하게 지내지 말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노 당선자가 지역 시민운동에만 전념해온 정 내정자를 핵심 요직에 발탁함으로써 개혁성을 중시한 파격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 내정자는 “촌닭이 갑자기 불려온 느낌이다. 시골에서만 살던 사람이라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성심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영암(53세) △서울대 언어학과 △경남 거창고 교사 △경남 거창 YMCA 총무 △광주 전남 시민단체연대 대표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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