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북핵 무덤덤…외신은 몰려온다

  • 입력 2003년 1월 12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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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가 지구촌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외신 기자들이 서울로 몰려 오고 있다.

미국 CNN은 최근 7명의 기자 PD 카메라맨을 서울 지국에 급파, 상주하고 있던 기자(지국장 1명, 카메라맨 1명) 와 합류시켰다. 미 CBS 방송 유명 시사프로인 '60 minutes' 제작팀도 이달 중순 방한한다.

AFP통신도 이달초 분쟁지역 취재 베테랑 기자 1명을 파견, 서울 지국의 기자 4명과 팀을 이뤘다. AFP는 아예 최근 북한 핵 관련 특별 섹션을 만들어 관련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이라크 무기사찰을 비롯해 어떤 다른 외신 보다도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

홍콩에 있던 USA투데이 아시아지국장이 방한하는 등 한국에 상주 기자가 없던 언론사들은 홍콩 도쿄 등의 특파원을 부랴 부랴 서울로 들여 보내고 있다.

기자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컬라스 크리스토프씨가 13일 방한하는 것을 비롯 주요 언론사의 논객들도 현장 분위기 파악을 위해 방한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에 접수된 취재 의뢰 건수 등으로 미뤄 지난 열흘 사이에 입국한 외신기자는 20∼30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지구촌 외신에서 서울발 기사의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1월 9일 하루동안 AP 로이터 등 5대 통신사가 송고한 지구촌 뉴스 총 1912건중 서울발이 57건을 차지, 워싱턴(168건)을 제외한 웬만한 주요 도시들 보다 훨씬 많았다. 또 11일의 경우 제목에 'Korea'가 들어간 뉴스가 197건으로 이라트 관련(제목 'Iraqi' 또는 'Saddam') 뉴스 보다 9배 이상 많았다.

최근 입국한 외신기자들의 단골 취재 대상은 판문점, 비무장지대 등 분단 현장과 학자, 탈북자 그리고 일반 시민들. 하지만 '위기감속의 한반도 현지 취재'라는 구상을 갖고 분쟁 지역 출장 가듯 비장한 마음으로 온 외신 기자들은 막상 시민들의 무덤덤한 반응에 놀라는 분위기.

일부러 휴전선의 대치 현장, 군사훈련 장면 등 만을 골라 긴장감을 과장하는 보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울은 의외로 차분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 나름대로의 분석을 덧붙이는게 일반적이라고 AFP지사 관계자는 전했다. CNN지국의 한 관계자도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은 한국인들 보다 외신들이 훨씬 더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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