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부시外交 올 최대과제는 한국”

  • 입력 2003년 1월 2일 18시 13분


아시아에서 50여년간 미국의 가장 든든한 우방이었던 한국이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최대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달 안으로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를 한국에 특사로 보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취임 뒤 방미문제를 협의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양측간에 중대한 견해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노 대통령당선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외교적 경제적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한국과 달리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협상이나 새로운 경제 유인책을 배제하는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 외교팀의 여러 사람과 연관이 있는 한국문제 전문가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 문제는 북한을 다루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노 당선자와 김 대통령이 미국의 접근법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미간) 분열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북한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이견을 부인한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한 관리는 “한국과 미국은 모두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법이 있으리라는 데 동의한다”면서 “미 행정부의 정책도 외교적인 것이지 북한에 경제적 군사적 압박을 가하자는 것은 아니며 이는 일본 중국 러시아와 견해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하지만 다른 관리들은 북한문제에 관해 미국과 동맹국들간뿐만 아니라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갈등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정책은 오락가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2일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이 부시 행정부의 입지를 더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거물급 인사의 투입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대북정책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질주한 결과 극복하기 쉽지 않은 차이를 드러냈고, 북한은 한미간 균열에 쐐기를 박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서 담판을 지었듯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 내정자 같은 거물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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