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핵문제 '맞춤형 봉쇄' 추진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5시 06분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최대한의 경제, 정치적 압력을 북한에 가하되 대북 협상 배제를 골자로 한 '맞춤형 봉쇄(tailored containment)'정책을 마련했다고 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백악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현 상황(북핵문제)은 이라크나 이란의 경우와는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봉쇄'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며 "이 정책은 북한에 커다란 정치,경제 압력을 넣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협력을 최대한 필요로 한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맞춤형 봉쇄 정책에 동의했다"며 "미국은 이에 따라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맞춤형 봉쇄 정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북한이 비확산조약(NPT) 등을 위반했음을 지적한 뒤 국제적인 대북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 정책은 또 북한과 교역을 하는 국가들에 대해 대북 교역을 축소 내지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북한이 무기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북한이 수출하는 미사일 등을 실은 배를 공해상에서 나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핵문제에 관해 건설적으로 말할 것이 있을 경우 미국은 낮은 레벨에서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으나 북한과 협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CNN 방송에 밝혔다.

한편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봉쇄정책은 전직 관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그들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북한 경제를 흔드는데 필요한 압력을 가할 것 같지 않으며 무엇보다 이 정책이 미국과 북한의 직접 외교를 위한 공개 채널이라는 핵심적 요소를 결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