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설치령 문안 논쟁 "국정운영 영속성이냐 연속성이냐"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8시 32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설치령이 의결된 24일 국무회의에서는 우리말 받침 한 글자를 놓고 국무위원들간에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이 인수위 설치령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초안에 있는 그대로 ‘국정운영의 영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라고 말하자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영속성(永續性)이 아니라 연속성(連續性)이 맞는 게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국가라면 ‘영원히 이어진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선거에 의해 탄생하는 정부는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게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의 지시로 1997년 당시 인수위안을 찾아보자 거기에는 ‘영속성’이라고 표현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부총리와 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는 ‘연속성’이 맞다고 계속 주장했다. 박찬주(朴燦柱) 법제처장도 어쩌지 못하고 “결정에 따르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묵묵히 듣고 있던 김 총리가 “내가 봐도 영속성보다는 연속성이 낫겠다”고 결론을 내리자 ‘영속성’은 ‘연속성’으로 수정됐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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