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북 대미관계 불안불식부터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8시 43분


국정 청사진을 구상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남북 및 한미관계를 우선적으로 천착해야 한다. 북한 및 미국과의 관계 설정은 우리 외교의 양대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다 북한의 핵개발문제와 여중생 치사사건 이후 고조된 반미감정 해결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남북 및 한미관계는 서로 얽혀 좋은 방향, 나쁜 방향 가리지 않고 상호 영향을 미치며 한반도의 풍향계를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 당선자가 첫 기자회견에서 두 문제를 비중있게 다뤄 앞으로 시급하고 중대한 현안으로 취급할 것임을 예고한 것은 다행스럽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선일 바로 다음날 전화를 걸어와 당선 축하인사와 함께 긴밀한 협력을 다짐한 것도 좋은 출발이다. 노 당선자는 가능한 모든 루트를 활용해 미국과의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미외교와 남북대화는 한반도 평화라는 민족적 목표가 대전제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당선자는 부족한 분야에 대한 보완 등 철저한 준비와 지혜로운 처신을 해야 한다. 노 당선자는 아직 대미외교 경험이 없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접전을 벌인 가장 큰 요인이 대북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다짐한 그의 발언은 적절했다. 우리는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거듭 그런 방향의 정책을 촉구해왔다. 노 당선자는 현 정부의 대미 대북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책을 추진할 경우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들 문제와 관련해 노 당선자는 후보 때보다 훨씬 폭넓게 민심을 수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찬성 여론과 마찬가지로 반대 여론도 끌어안아야 한다. 국민은 새 대통령이 현안해결을 넘어 대북 및 대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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