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후보 “선대위장 여부 盧후보 만나 결정”

  • 입력 2002년 11월 25일 01시 41분


국민통합21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승리 소식이 발표된 직후 무거운 적막감에 휩싸였다.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25일 0시20분쯤 당사 5층 기자실을 찾아 짤막한 소회를 밝힌 뒤 당사를 떠나며 “내가 옛 정치를 바꾸는 데 일조를 했다고 믿는다”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느냐는 질문에는 “노 후보를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만 말했다.

다만 유몽희(柳夢熙) 부대변인은 곧바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노 후보가 반드시 당선되도록 돕겠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당선돼선 안 된다”는 논평을 냈다.

앞서 정 후보는 9층 후보실에서 문을 굳게 닫은 채 참모들과 함께 TV를 통해 발표실황을 지켜본 뒤 기자실로 향했다.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는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애써 조용한 표정으로 정 후보를 뒤따르다 울음을 터뜨리는 여성 당직자들을 끌어안고 “수고했다”며 위로했다. 박진원(朴進遠) 대선기획단장은 낮은 음성으로 “당연히 승복해야지”라고 말했다.

통합21 당직자들은 당초 이날 저녁뉴스에 방송된 MBC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가 단순지지도에서까지 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박수와 환호를 지르며 ‘이겼다’고 자신감을 표시했으나 밤 11시를 넘기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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