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强’ 굳어지자 盧-鄭 경선론 부상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9시 05분


정몽준 의원이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정몽준 의원이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간의 후보단일화 여부가 막판 대선가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 의원이 31일 후보단일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데 이어 노 후보 역시 “정식으로 제안이 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양측간의 단일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특히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마저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민주당 내 진통이 재연될 조짐이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단일화는 선거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므로 협상으로 할지, 선거로 해결될 문제인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면서 “경선 주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동아시아경제협력을 위한 국제포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박경모기자

노 후보도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정 의원 쪽에서 나오는 경선 주장은 정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진실로 힘을 실어 정식으로 제안해 온다면 선대위에서 논의하고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즉각 “노 후보의 발언은 진정으로 제안해 온다면 절차상 선대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절차’ 문제를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주당 내의 후보단일화 요구 목소리는 대선 구도가 ‘1강 2중’으로 재편됨에 따라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중도파이면서 당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던 한 대표의 후보단일화 압박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 등 노 후보측은 “잔꾀로 정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 의원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노 후보측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1일 한 대표를 거세게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때문에 현재로선 경선이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실적으로도 경선 방법과 절차를 결정하는 일이 난제인데다 시간 여유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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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도 이날 오후 코리아타임즈 창간 52주년 특별회견에서 “너무 늦은 것 아닌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1강2중’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양 진영 모두에서 ‘대선 필패론’이 불거지면서 후보단일화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양 진영이 이미 ‘동상이몽(同床異夢)’ 속에 서로 자기 중심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물밑 신경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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