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13일 오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감기 증세를 설명한 뒤 “나도 아직 감기환자라서, 혹시 내가 옮긴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실제 박 수석은 이달 초 감기 증세로 4년반 동안 청와대 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하루 결근을 했다. 이 때문에 김 대통령이 목감기에 걸리자 청와대 의무실 관계자가 그에게 “감기를 앓았을 때 증세가 어땠느냐”며 꼬치꼬치 묻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박 수석의 ‘자백’은 가뜩이나 김 대통령 건강에 대해 소문이 무성한 상황에서 또 다른 억측을 방지하기 위한, 홍보전문가다운 대응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박 수석은 지난 주말 김 대통령이 감기 때문에 라디오 인터뷰 일정을 취소한 사실을 전하며 “대통령이 감기 걸린 목소리로 방송에 나오면 ‘저거 배칠수(‘엽기DJ’ 성대모사자) 아냐’란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농담까지 곁들이며 기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