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하는 신당]이한동 "기득권 유지한채 사람 선별"

  • 입력 2002년 8월 13일 19시 04분


이한동 전 국무총리 - 안철민기자
이한동 전 국무총리 - 안철민기자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는 13일 동아일보와 가진 회견에서 민주당이 추진중인 신당 창당의 방향에 대한 불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신당이 여러 정치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백지상태’에서 출발하지 않고, 민주당의 기득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추진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또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지지도 급상승으로 상징되는 이른바 ‘정풍(鄭風)’에 대해선 “반짝 인기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이 추진중인 신당에 참여할 용의는….

“완전한 백지신당에는 관심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 같다. 출발부터 주춤거리고 있는 것 아닌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나.

“그 사람들이 신당을 만들겠다고 한 동기가 뭐냐. 지금 상태로는 안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후보도 그대로이고, 대표도 그대로 있지 않나. 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한다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세력을 만들 수 없다. 97년 대선 때 DJP연대를 봐라. 양 극단에 서 있는 세력이 하나로 뭉친 것이었다.”

-언제쯤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인가.

“앞으로 4, 5개월은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이 많다. 참으로 위기상황이다. 좀 더 지켜보겠다.”

-대중적 지지도가 낮은 것은 어떻게 극복할 건가.

“반짝 인기가 있는 정치인은 있지만 지금 진정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한마디로 지도자의 위기다.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다. 나는 국정운영 경험이 있고, 검증된 도덕성을 갖고 있으며, 국민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세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나의 진면목이 제대로 알려지면 지지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당의 정강정책에 개헌 공약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신당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지금 무슨 얘길 하겠는가. 다만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평소 내 소신을 밝혀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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