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하는 신당]정몽준 "DJ당 이미지 벗기 어렵다"

  • 입력 2002년 8월 13일 19시 04분


무소속 정몽준 의원 - 안철민기자
무소속 정몽준 의원 - 안철민기자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민주당쪽의 기대와 달리 신당에 거리를 두는 듯한 ‘원격(遠隔)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정 의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참석차 13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신당의 후보 재경선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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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에 대한 그의 부정적 태도는 우선 신당이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든 ‘DJ당’이란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의원과 가까운 한 정치권 원로는 최근 “현재의 신당 창당 방식으로는 ‘DJ당’이라는 딱지를 떼기 어렵다. 거기에 참여하는 것은 자살행위다”고 충고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사상 처음으로 국민경선을 통해 뽑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를 밀어내는 식의 후보재경선에 참여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그의 한 측근은 전했다. 이 측근은 “단순히 선거를 위해 정략적으로 제휴하는 모습이 ‘국민통합형 후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정말로 ‘새로운 당’을 만들지 않는 한 정 의원이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게 정 의원측의 분위기다.

정 의원은 이날 공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시원시원해서 좋겠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게 정당 중심이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가) 불리하다면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으나 신당 참여에 무게가 실렸다기보다는 제3당을 의미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대세였다.

그는 ‘분권적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개헌과 신당창당 문제는 분리하는 게 좋다”고 선을 그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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