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도입 남은과제]예산 1조4000억원 추가 부담

  • 입력 2002년 5월 21일 18시 38분


차세대전투기(FX)로 선정된 미국 보잉사의 F15K 40대 구입가격이 최종 확정돼 FX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최종 구입가격이 가계약 때보다 2억3900만달러가 인하되고 절충교역(무기구매에 대한 반대급부로 하도급이나 기술을 이전받는 것) 비율을 최종 계약가격의 84%까지 끌어올린 협상결과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안보지원본부장 명의의 서한을 보내 F15K의 수명주기 기간 중 원활한 부품 공급 등 후속 군수지원을 약속한 것이나 미국이 F15의 한국형인 F15K에만 장착되는 지형추적장치 등 14개 품목을 제3국에 판매할 경우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많이 깎았다고 하지만 42억2800만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이르는 최종 구입가격도 99년 국방중기계획 당시 책정된 FX 사업 예산보다 1조4000억원이나 많은 액수이다.

F15K 도입에 따라 부수적으로 들어갈 돈도 적지 않다. 미래 전자전에 대비, F15K의 기계식 레이더를 전자식 레이더로 교체할 경우 수억달러 이상의 추가 부담이 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F15K용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는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국방부는 부족한 예산을 여타 군 전력증강 사업의 우선 순위를 조정해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차세대유도무기(SAMX), 조기경보통제기(AWACS), 차세대구축함(KDXⅢ) 등 대형무기 도입사업이 축소 또는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보잉사의 핵심기술 이전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과 이를 토대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군 관계자는 또 “보잉사와의 최종계약서 작성 시 구입대금의 지불 일정이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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