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후보 비리근절 경쟁적 다짐

  • 입력 2002년 5월 10일 18시 12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들의 비리의혹이 문제가 되자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친인척 비리 근절을 다짐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0일 후보수락연설에서 “(집권하면) 저와 주변부터 깨끗이 하겠다”며 “부패방지위 산하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독립기구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연설문 초안에 포함됐던 ‘자식과 친인척의 재산을 공개하고 변동 사항을 빠짐없이 공개할 것’과 ‘친인척이 공직에 새로 취임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대목은 실제 연설에서 뺐다.

전자는 이 후보가 아들 재산에 대한 고지(告知)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아들재산의 즉각적인 공개 요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고, 후자는 불분명한 범위의 친척들에게까지 공직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지난달 27일 후보수락연설에서 “(나의) 아들과 친인척들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는 권력 문화가 바뀌어서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우려되니 확실하게 감시하는 제도를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노 후보는 구체적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신뢰할 수있는 감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만 밝혔다. 노 후보측 윤석규(尹錫奎) 정책팀장은 “아직 감시제도의 구체적인 틀까지 마련된 것은 아니나 몇 가지 아이디어를 연구 중이다”고 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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