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당직자가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당내에 여러 사정도 있고 시간도 맞지 않으니 다음주 중 다시 연락해 면담일정을 잡자”고 통보했지만 사실상 ‘딱지’를 놓은 셈이다.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의혹과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의 폭로 파문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맡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듯했다.
청와대는 “약속이라는 게 서로 맞아야 하니까 다시 조정할 것이다”며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지만, 이날의 면담 취소가 혹시 야당과의 대화 동결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한나라당은 25일에서 26일로 연기됐던 여야 총무회담도 “설 의원 폭로 파문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는 의미가 없다”며 무기연기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