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념공방 확산

  • 입력 2002년 4월 4일 18시 0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좌파적 정권’ 발언에 대해 전윤철(田允喆)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공식 반박과 함께 이 전 총재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이념 공방이 갈수록 확산 가열되고 있다.

전 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회창 전 총재는 여야간 합의나 영수회담에 참여해왔고, 한나라당은 여야간 당정협의를 해왔다”며 “정부가 좌파적 정권이라면 이 전 총재와 한나라당은 좌파적 정권에 동조해왔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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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한나라당이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을 놓고 ‘포퓰리즘이다’ ‘색깔이 이상하다’고 공격하지만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사회복지비용은 안 쓰겠다는 것인지 답하라”며 “이 전 총재는 발언의 진의를 해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증거 없는 중상모략과 허위선전에 대해서는 적절하고 필요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장영달(張永達) 이창복(李昌馥) 이재정(李在禎) 이호웅(李浩雄) 박인상(朴仁相) 이미경(李美卿) 의원도 공동 성명에서 “이 전 총재의 발언에 대해 필요하다면 의원직을 내걸고라도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총재는 “‘제3의 길’의 저자인 앤서니 기든스가 김대중(金大中) 정부를 중도 좌파적 정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며 “김 대통령이 6·25를 실패한 통일전쟁으로 표현하고 일방적인 대북지원을 한 것을 보면 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토대 위에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국가 목표로 삼는지에 국민적 의혹이 있다”고 반박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어 의약분업, 공교육평준화, 대북(對北) 퍼주기 등 현 정권의 8대 ‘좌파적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이부영(李富榮) 전 부총재의 안영근(安泳根) 대변인은 “좌파, 우파를 따지고 보수, 진보로 나누는 이분법적 시대는 지났다. 대선전략으로 색깔론이나 보혁 대결구도를 채택한다면 이는 필패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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