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곳 없어서라더니…”“도감청 오죽했으면…”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43분


여야는 21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전날 서울 가회동 빌라 세 채를 사용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도감청 방지 효과를 고려했다”고 말한 것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총재는 그동안 ‘살 곳이 없어 사돈집에 살았다’, ‘딸이 살림을 돕기 위해 이사왔다’고 말해 왔는데, 이번 발언으로 이 총재의 지휘 아래 아들과 딸이 차례로 이사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무슨 일을 하기에 도감청을 막겠다며 100여평의 빌라를 아래 위층까지 얻어 쓰느냐”며 ‘말바꾸기’를 비난하면서 “이 총재는 호화빌라 세 채를 얻는 데 들어간 돈을 누구로부터 어떤 조건으로 조달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부총장은 “이 총재의 말은 평소 도감청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집 위층이 비어 있어 딸이 이사 오면 어머니 일도 돕고 도감청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김성식(金成植)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현 정권 들어 도감청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야당 총재가 그렇게 신경을 쓰겠느냐”며 “민주당은 흠집내기용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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