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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7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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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월드컵 때 방송광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명분 아래, ‘버추얼 광고’를 허용하면서 방송광고총량제와 중간광고 허용을 점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버추얼 광고’는 지상파 3사를 합해 연간 100억원 규모로 방송광고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방송광고총량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 KBS 2FM 라디오의 광고와 버추얼 광고 허용 등으로 이어지는 정부의 움직임은 방송 광고 시장의 작은 것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로 방송광고총량제를 허용하는 밑그림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은 근본적으로 방송사의 끈질긴 요구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최근 들어 디지털 재원 확보와 내년 6월 월드컵 때 광고 수요 급증 등을 이유로 광고총량제 등 방송광고제도의 변화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그러나 방송광고총량제는 방송사간 무분별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방송의 공익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방송학계의 지적을 받아왔다.
한 시청자 단체 관계자는 “월드컵에 따른 광고 수요 폭증을 명분으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에 없던 광고 형태를 무작정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성공회대 최영묵(崔榮默·신문방송학) 교수는 “방송광고총량제 도입은 방송사와 시청자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방송 프로그램은 더욱 시청률에 얽매이게 될 것이고, 시청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더 많은 광고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