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배는 누구?]동교동-기독교계 창구역 행세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15분


금감원 조사를 무마해주겠다는 명목으로 2억5000만원을 받은 황용배(黃龍培·62) 전 한국마사회 감사는 96년 1월부터 98년 1월까지 2년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차장을 지냈다.

충남 공주 출신인 황씨가 아태재단 후원회에 들어간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의 천거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재단 주변인사들의 전언. 황씨는 이 여사가 다니던 서울 서대문구 창천교회의 장로 출신이다.

황씨는 재단 후원회에 들어간 뒤 김 대통령의 경기 고양시 일산 집 근처로 이사를 갈 만큼 DJ 부부에게 ‘정성’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일산을 떠나자 황씨도 서울 마포구 동교동 부근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씨는 재단에 있으면서 자신이 동교동과 기독교계의 ‘창구’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재단관계자들은 전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황씨가 마치 언제라도 대통령 부부를 독대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다니는 등 잡음이 많아져 재단 내에서도 점차 ‘요주의 인물’이 돼갔다”고 말했다.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99년 ‘옷 로비’ 사건 때 일부 교계 인사들이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의 구명운동을 펼친 것도 황씨를 통해서였다는 소문이 많았다. 황씨는 당시 최 회장의 부인인 이형자(李馨子)씨의 부탁을 받고 청와대를 찾아가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는 얘기가 파다했으며, 이 때문에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기도 했었다.황씨의 이런 처신 때문에 아태재단에 있을 때도 최재승(崔在昇) 후원회장과 관계가 좋지 않았고, 마사회 감사로 옮긴 뒤에도 오영우(吳榮祐) 마사회장과 사이가 벌어졌다는 게 주변인사들의 얘기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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