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 측은 “당을 민주화 현대화하자는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새 지도체제가 들어선 뒤 거기에서 당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일의 순서”라며 “특대위는 속히 전당대회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정치일정을 내놓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고문은 이날 참모들을 불러 “제2창당 얘기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 진영 또한 “당의 민주화 현대화,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특대위에서 다 맡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특대위의 ‘월권(越權)’을 지적했다.
설훈(薛勳) 의원은 특히 “새로운 면모를 갖추는 것도 좋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부인하고 가는 것은 반대한다”며 DJ의 총재직 사퇴가 곧바로 ‘탈 DJ’로 이어지는 데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노무현(盧武鉉)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 측은 “아직 정확한 것을 알지 못하겠다”며 언급을 삼갔다.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 및 쇄신파 의원들은 “당을 확 바꾸는 쪽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쇄신파의 한 의원은 “당 소속 의원과 위원장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제2창당을 해야 한다’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다 죽는다”고 말했다.
반면 동교동계의 한 중진의원은 “신당 창당은 하나의 구심점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라며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한 마당에 신당을 창당할 구심력이 민주당에 있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