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0개 상임위]"방송, '한겨레기자 책' 왜 침묵하나"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40분


5일 새해 예산안과 법안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10개 상임위에서는 방송사의 언론관련 보도태도와 검찰의 중립문제 등이 논란이 됐다.

▽언론사 세무조사관련 방송 보도태도 논란〓문화관광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방송의 편파보도를 문제삼았다.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KBS와 MBC는 국세청이 일부 언론사 대주주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비리수사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재판과정은 첫 공판이 열렸다는 것과 보석신청, 검찰구형 등만 간단히 보도했을 뿐 재판에서 새로 밝혀진 사실은 철저하게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국회의원 56명이 언론탄압 중단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도 보도하지 않는 등 공영방송 뉴스보도의 행태는 정권에 불리하다 싶으면 애써 외면하는 ‘모르쇠 방송’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앞다퉈 보도하던 방송사들이 현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언론사 세무조사가 실시됐음을 밝힌 한겨레신문 기자의 책(DJ는 왜 지역갈등 해소에 실패했는가)에 대해 메인뉴스에서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가세했다.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이 책에는 대통령수석비서관이 방송사 간부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도 나와있다”며 “그동안 현 정권의 언론탄압 조치들을 일방적으로 옹호해온 방송들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사들의 무더기 소송제기 논란〓법사위에서 최병국(崔炳國·한나라당) 의원은 “검사들이 걸핏하면 수억원대의 소송을 내고 있는데 좌익사범들이 즐겨하는 법정투쟁을 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 의원도 “검사 봉급이 얼마나 되기에 인지대가 몇백만원이나 되는 억대 소송을 내느냐”며 “그런 검사들은 차라리 사표를 내고 정치에 입문하라”고 비아냥댔다.

한편 김용균(金容鈞·한나라당) 의원은 ‘이용호게이트’와 관련해 “99년 4월 서모씨가 이용호(李容湖)씨에게 2억5000만원을 사기당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서씨를 위증죄로 구속했으나 나중에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다”며 “당시 수사검사가 이용호게이트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는데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경원(崔慶元) 법무부 장관은 “그 검사가 이용호사건 수사 초기에는 관여했으나 지금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2차 추경안 충청지역 예산 논란〓이날 오전 여야간 협상 끝에 가까스로 타결된 2차 추경안은 예결위에서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한나라당 윤경식 의원 등 충청지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번 추경안에서 도로건설 예산의 경우 충청지역에는 호남권의 4%에 불과한 10억원만 배정됐다”며 “이는 형평에 어긋난 지역차별예산”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지역구도 중요하지만 나라 ‘국’자 국회의원”이라며 “무조건 얼마를 내놓으라는 것은 정치논리이자 흥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측은 “추경안이 총액으로 계상돼있는 만큼 충청지역에 추가 소요가 있다면 최대한 안배하겠다”고 세 의원을 설득해 추경안은 1시간여 만에 예결위를 통과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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