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경안 합의 실패]삭감폭 "3540억""2000억" 줄다리기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9분


노총위원장단과 간담회
노총위원장단과 간담회
여야는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1조884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막판 의견 절충에 실패했다. 여야간 쟁점은 총삭감 규모. 민주당은 1000억∼2000억원, 한나라당은 3540억원을 삭감할 것을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국민주택기금 지원액 1000억원 삭감에는 모두 동의했으나 각론에서는 상당한 의견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인천공항 2단계 건설사업 용지보상비 40억원 △석유비축사업비(400만배럴) 110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공항 2단계사업의 경우 올해 안에 집행가능성이 없어 시급한 것 아니며 석유비축사업비 또한 원유 현물구입시 2개월 정도가 소요돼 연내 집행이 어렵다는 이유다.

또 기획예산처가 추경안을 3000억원 정도 증액 편성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한나라당을 자극한 요인이 됐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원장인 민주당 김충조(金忠兆) 의원 등을 만나 “우리 당이 삭감폭을 당초 7000억원대에서 크게 줄인 만큼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며 강경론을 폈다. 그러나 추경안 처리 진통의 이면에는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 등이 지난달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서둘러 추경안 처리시한(10월 31일)에 합의해줌으로써 초래한 당내 분란을 무마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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