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정상회담 평가 "고이즈미 반성 꽤 진지"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28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꽁치문제 등 3대현안에 대해 일부 진전이 있었고 해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 대통령은 “교과서는 개정을 전제로 공동연구기구를 만들기로 했고, 신사참배는 누구나 참배가능한 장소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얘기가 풀렸다”고 말했다고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는 상당히 진지한 반성과 사죄를 했다. 총리는 독립공원 등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했는데, 그분의 성품으로 봐서 진실로 말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인간적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회담직전 야당의 ‘고이즈미 총리 국회 방문 실력 저지 계획’을 듣고 “야당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국민감정을 설명하고 당당하게 따져주면 정상회담에도 도움이 될텐데 실력저지라니, 참으로 후진적 행태”라고 개탄했다는 후문. 한편 고이즈미 총리가 방한 전날 일본에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진검 승부’를 해서라도 우리 입장을 설득시키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외교통상부 당국자들이 김 대통령에게 “고이즈미 총리의 ‘튀는 스타일’을 감안해 회담에서 밀리지 말고 양국 실무자간 사전 합의사항을 끝까지 챙겨야 한다”고 재삼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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