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6·15선언 정신에 위배"…야 "굴욕적 대북협상때문"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21분


12일 북한이 4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을 일방적으로 연기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몰상식한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고, 민주당도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이를 계기로 대북지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나라당 소속 박명환(朴明煥)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우리의 우방국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아 북한이 행사를 연기한 것은 남측에 대한 명백한 압박”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더 이상 북과 대화해 봐야 소용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의 가족을 만나지 못해 자살까지 하는 이산가족들의 염원마저 저버리는 북한에 인도적 조치를 취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대북 쌀 지원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박관용(朴寬用) 의원은 “북한이 금강산 육로 관광과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을 수행할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트집 잡기”라고 말했고,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현 정권이 굴욕적 대북협상으로 일관한 결과”라고 비난 성명을 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더 이상 굴욕적 대북협상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당내에 비등하고 있다”며 “대북 쌀 지원 및 남북협력기금의 사용 등 대북지원 전반에 대해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행사는 남북 당국간 약속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약속”이라며 “북한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는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발언으로 비롯된 국회 파행사태를 거론하며 “원인 제공을 한 사람들에게 비난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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