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태극기 덮고…" 안정남 튀는발언-행동들

  • 입력 2001년 9월 28일 00시 24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은 고위경제관료로는 드물 정도로 ‘튀는 발언과 행동’을 많이 해왔다.

안 장관은 18일 건교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간부들에게 “공식행사 때는 반드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라”고 지시했다. 17일 국세청장 이임식 때는 “내가 죽으면 관(棺)에 태극기를 덮어주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달라”며 “장지(葬地)로 가는 도중 새로 짓는 국세청 청사 앞에서 노제(路祭)를 지내달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지방국세청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나간 12일에는 “이기붕 집을 불사르겠다는 기백과 용기로 국세청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또 “99년 5월 국세청장 취임식날 오전 3시 마니산에 올라 절을 100번 올리면서 조세정의를 위해 이 나라에 성역(聖域)을 없애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세청장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는 인사말을 통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7000만 민족과 60억 인류의 지도자”라는 ‘과잉 충성성 발언’으로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적도 있다.

안 장관은 국세청장 재임시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면서 “나는 점심 및 저녁식사를 외부인들과 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특히 올 들어서는 외부와의 공개접촉을 거의 끊었다. 언론사 세무조사 등에 대한 부담과 함께 이번에 확인된 지병이 그를 ‘칩거형 국세청장’으로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순활·천광암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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