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전망]北 '反테러 카드' 받아들일까

  • 입력 2001년 9월 13일 19시 02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3일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북간 ‘반테러 선언’ 채택을 지시함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세계가 미국 테러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남북이 반테러 선언을 할 경우 탈냉전후 확산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공동 대처함으로써 세계적 가치에 접근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이를 통해 테러지원국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고, 북-미관계 진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북한이 반테러 선언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별도의 문서로 만들기보다는 공동보도문 등에 “테러에 반대한다”는 원론적 문구를 삽입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의 속도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회담을 이틀 앞둔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역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좋은 합의들이 이룩되기를 바란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5차 남북장관급회담 예상 의제
남측 의제북측
연내답방 합의김정일 서울답방원칙적 동의
북측 전력사정 실태조사후 협의대북전력지원조기 전력지원 요청
남북교류 확대남북교류미이행 교류문제 순차적 진행
당국대화의 제도화6·15공동선언 이행공동선언 의미 재강조
면회소 설치 등 제도화 정착이산가족문제 해결시범적 사업 재개
2차 국방장관회담 재개 요청긴장완화한반도 평화지지 원칙 강조
북측구간 조속착공 촉구경의선 복원필요성 언급
이미 전원 송환비전향장기수 송환추가송환 촉구
남북 공동 반테러 선언대테러 문제남측 입장에 호응

지난해 7월 1차 장관급회담 개최후 북한이 성과를 기대한다는 담화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조심스러운 자세다.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도 이날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장관급회담의 정기적인 개최 합의를 첫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회담 수석대표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때 북측 단장을 맡았던 김영성(金靈成) 내각 책임참사가 참석한다고 통보해왔다.정부 당국자들이 최대 관심사인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서울답방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고 북측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조평통 대변인이 “6·15 공동선언의 첫 조항에는 나라의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갈데 대한 문제가 뚜렷이 명기되어 있다”고 강조한 것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북한이 ‘연방제 통일’ 문제나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꺼낼 경우 회담 분위기가 삽시간에 식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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