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조기에 열릴까…DJ, JP와도 만날듯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40분


미국 테러 사태는 당장 우리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정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됐던 여권은 일단 평온을 되찾았다. 동교동계 해체를 계속 주장했던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도 전의(戰意)를 접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내 분란이 완전 진화된 것은 아니다. 김 최고위원은 12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국정감사에서 일전(一戰)을 벌일 듯하던 여야 관계도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1일 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을 계기로 조만간 여야 영수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 총재뿐만 아니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도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또 12일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를 비롯한 4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조만간 전직 대통령들도 초청해 의견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총재나 김 명예총재가 마음의 응어리를 털고 김 대통령과의 대좌에 선선히 응할 것이라고 속단할 순 없다.

한나라당도 여야 영수회담의 조기 개최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저쪽(청와대)에서 아직 연락이 없어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관계와는 별도로 김 대통령이 구상했던 향후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 회복이라는 김 대통령의 양대 국정목표가 이번 사태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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