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씨 "北 활기없고 경직된 분위기"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32분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뒤 21일 귀환한 소설가 황석영(黃晳暎·58·사진)씨는 12년 만에 합법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소감을묻자“담담하다”고말했다.

황씨는 1989년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방북했다가 즉시 귀국하지 못하고 5년간 해외에서 생활한 뒤 93년 귀국, 5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황씨는 “방북단 일부 인사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지만 우리 사회의 분열상이 아니라 다양성을 드러낸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황씨를 비롯해 80여명의 인사가 ‘통일탑’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는 “피치 못할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6일 오전부터 남측대표들이 고려호텔 로비에서 행사 참석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의사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당시 북측은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10만명의 행사단을 동원해 땡볕에 6시간이 넘게 세워놓고 있었다”고 당시 정황을 전했다.

그는 ‘방명록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강정구(姜禎求) 동국대 교수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고도로 기획한 정치행사만 따라다니다가 기분이 격양돼서 벌인 우발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라며 “남측 대표단이 귀국 전에 실수였음을 해명하자고 권유했으나 강 교수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12년 전 방북 당시와 비교해 북한이 활기가 없고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북측 인사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올 9월까지 북한이 ‘내부 결속기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북한 내부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지만 미국과의 대화 여하에 따라 의외로 통일 문제가 쉽게 풀릴 수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말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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